2025.03.
백광 / 렌조 미키히코 / 양윤옥 / 모모
히가시노 게이고 처럼 적당히 서사도 있고 내면 서술도 있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면 좋겠는데 이 소설은 모든 생각을 대화로 풀어내느라 한 문장의 서술 분량을 열 배 이상의 대화로 풀어내니 좀 긴박감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대화에서 사건이 전개되고, 단서를 잡고, 그게 아닌 반전을 얘기하고 그렇게 진행된다. 그렇다고 감정과잉인 건 아니다. 사실 대화로 감정만이 아니라 사건 서술까지 소설의 거의 대부분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 소설의 정체성이다.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배운다면서 실제로는 대학생 히라타와 바람을 피우는 여동생 유키코의 부탁으로 4살난 조카딸 나오코를 봐 주게 되었는데 마침 나(사토코)의 딸 가요의 치과치료를 위해 치매기가 있는 시아버지 게이조와 조카딸을 두고 외출한다. 그 사이 조카는 사망을 하고, 시아버지, 대학생, 여동생, 매부, 본인, 남편 등 등장인물이 다 의심을 받는다.
이렇게 읽다 보면 수사하는 사람들 빼고는 모든 등장인물이 다 한 번씩 용의선상에 오르고, 시간에 따라서 그런 줄 알았던 범인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오히려 나라고 담담히 밝히면서 진행되어서 독특하긴 한데 뒤에는 좀 과하지 않나 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각 등장인물 모두의 내면심리를 설득력있고 끈기있게 전개해 나간다. 그래서 결말이 의외다.
동북아 3국 중 바람피우는 비율이 제일 높은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드라마나 소설에서도 자주 소재가 되는데, 우리와 달리 의외로 이혼을 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의 소재도 불륜이 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불행한 부부생활의 지속과 결국은 파탄나는 과정과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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