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 히가시노 게이고 / 민경욱 / 소미미디어 / 2008년, 2019년(일본에서는 1993년)
책을 고르긴 했는데 전에 읽었던 것인가 하고 헷갈렸다. 다행히 읽다 보니 아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작인 <방과 후>와 헷갈린 것 같다.
미야마에 유키코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 그녀는 우리 고등학교 야구부의 매니저였다. 나 니시하라 소이치는 3학년으로 야구부 주장이다. 우리 학교 여선생과 상담하다가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래서 트럭에 치었던 것이다. 나와 관계를 하여 임신한 유키코가 죽은 것은 교사가 학생의 사생활에 부당하게 간섭하다가 희생되었다고 생각한 나는 그 학생부 지도교사 미사키에 항의한다. 이에 동조하여 다른 여학생들도 공부를 거부하거나 여러 방법으로 단체로 항의한다. 그런데 미사키 선생이 학교에서 살해된다. 이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되어 스스로 범인을 찾는다. 때로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교외에서 노래방이나 이런 곳에서 교사가 감시하고 지도하는 내용이 있어서 옛날 것인가 봤더니 일본에서는 1993년에 출판한 것이었다. 그때 우리나라도 그랬나? 안 그랬을 것 같은데…
범죄 수사는 당연히 형사가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여기에서 주인공 나는 기성세대 즉 학교, 교사, 형사나 주변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한다. 고3인데.
역시 읽다 보면 나와 유키코의 관계, 그리고 미즈무라 히로코와 관계 또 미사토 선생과 하이토 선생의 관계 등 복잡한 스토리가 드러난다. 크고 작은 사건들의 반전보다 주인공의 반항심이 크게 느껴진 작품이다.
녹나무의 파수꾼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윤옥 / 현대문학 / 2020년
전에 읽다가 말았었는데 다시 읽으니 느낌만 있을 뿐 스토리는 거의 생각이 안 났다. 다행히 그래서 재미있게 들었다.
나오이 레이토는 회사에서 억울하게 쫓겨나게 되어 홧김에 기기를 훔치다 파손시켜 감옥에 갈 뻔했지만 엄마의 이복언니인 야나기사와 치후네로부터 구제받아 녹나무의 파수꾼으로 일하게 된다. 월향신사의 녹나무에 그믐밤과 보름날밤에 예약하고 기념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치후네의 신신당부로 어떤 정보도 듣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로 차츰 알게 된다. 사지 유미의 아버지의 불륜을 캐는 일을 돕다가 결정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녹나무에 대한 신비한 일을 알게 된다.
세 개의 큰 이야기와 나오는데 유미 아버지 사지 도시아키와 그 형 사지 기쿠오의 일과 다쿠미야의 후계자 오바 소키의 이야기. 그리고 치후네 가문의 이야기와 레이토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히가시노의 소설은 여러 이야기를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잘 버무려 내는 것 같다.
여학생의 유혹에 파수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는 행동인데 이런 것이 일본에서 괜찮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전에 읽었던 <살인의 문>의 구라무치 오사무처럼 인간 자체가 사기꾼인 경우 말고 대체로는 남의 이목을 두려워하고 폐끼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경우는 좀 다른가. 하기는 공중도덕이나 질서를 잘 지키는 것 같지만 그들도 뒷골목은 더럽고 배신과 사기가 많고 약한 사람을 주로 괴롭히는 것이 다반사이고 다만 앞에서는 좀 더 조심하고 개인주의 경향이 더 짙은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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