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5.
청량한 가을볕에
피를 말린다
소슬한 바람으로
살을 말린다
비천한 습지에 뿌리를 박고
푸른 날을 세우고 가슴 설레던
고뇌와 욕정과 분노에 떨던
젊은 날의 속된 꿈을 말린다
비로소 철이 들어 禪門에 들 듯
젖은 몸을 말리고 속을 비운다
말리면 말린 만큼 편하고
비우면 비운 만큼 선명해지는
'홀가분한 존재의 가벼움'
성성한 백발이 더욱 빛나는
저 꼿꼿한 老後여!
갈대는 갈대가 배경일 뿐
배후가 없다, 다만
끼리끼리 시린 몸을 기댄 채
집단으로 항거하다 따로따로 흩어질
反骨의 同志가 있을 뿐
갈대는 갈 데도 없다
그리하여 이 가을
볕으로 바람으로
피를 말린다
몸을 말린다
홀가분한 존재의 탈속을 위해.
임영조님 [갈대는 배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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